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휴대폰 없던 시절, 약속 하나가 더 소중했던 이유

by 쏘쏘&꼬질강쥐 2026. 2. 5.

공중전화 카드 없으면 약속도 못 잡던 시절
― 연락이 안 되던 시대의 불안과 자유

휴대폰 없던 시절, 약속 하나가 더 소중했던 이유
휴대폰 없던 시절, 약속 하나가 더 소중했던 이유

지금은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해지는 세상이다.
연락이 안 되면
사고라도 난 것처럼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분명 그런 시절이 있었다.
공중전화 카드가 없으면
약속 하나 제대로 잡기 어려웠던 때.
연락이 안 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던 시대.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불안은 분명 존재했지만,
지금과는 다른 종류의 불안이었고
동시에 묘한 자유도 함께 있었다.

 

공중전화 카드가 곧 생존 수단이던 시절

지갑 속에는 늘
동전 몇 개나 공중전화 카드가 들어 있었다.
그게 없으면
누군가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학교 앞,
동네 골목 어귀에 하나씩 있던 공중전화.
급한 일이 생기면
그 앞에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카드를 넣고
번호를 누르면서도
마음은 계속 조급해졌다.
통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중간에 끊기지는 않을지.

 

약속을 잡는 일도
지금처럼 가볍지 않았다.
한 번 정한 약속은
웬만하면 지켜야 했다.
도중에 연락해서
“좀 늦을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연락이 안 되던 시대의 불안

연락이 안 된다는 건
분명 불안한 일이었다.
특히 약속 장소에서
상대방이 보이지 않을 때.

 

혹시 길을 잘못 든 건 아닐지,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지.
기다리는 동안
온갖 상상을 했다.

 

하지만 그 불안은
지금의 불안과는 조금 달랐다.
지금은
답장이 늦어도 불안해진다.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도 불안하다.

 

그때는
연락이 안 되는 게 기본값이었다.
그래서 불안도
어느 정도는 감당해야 하는 몫이었다.

 

기다리는 시간은
어쩌면 신뢰의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상대가 올 거라는 믿음,
약속이 지켜질 거라는 기대.

 

불편함 속에서 누리던 자유

아이러니하게도
연락이 안 되던 시대는
지금보다 더 자유로웠다.

 

누군가에게
항상 닿아 있어야 할 필요가 없었고,
나의 행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지 않아도 됐다.

 

약속이 끝나면
그 시간은 온전히 내 것이었다.
누가 어디서 뭘 하는지
알 필요도, 알 방법도 없었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사라지는 시간’이 존재했다.
연락이 안 되는 동안
사람들은 각자의 시간을 살았다.

 

지금은
연락이 안 되면
불안하지만,
연락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얽매이는 느낌도 든다.

 

잃어버린 건 편리함만이 아니다

공중전화는 사라졌고,
전화카드도 추억이 되었다.
지금은
어디서든,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그와 함께
사라진 것도 있다.
기다림,
신뢰,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한 관대함.

 

연락이 안 되던 시대의 불안은
불편했지만
그만큼 자유로웠다.

 

공중전화 카드 없으면
약속도 못 잡던 시절.
지금 기준으로 보면
비효율적인 시대였지만,
어쩌면 그때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지금보다 더 건강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