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하는 사람과 말 잘하는 사람은 다를 수 있다는 것
― 능력 ≠ 평가

사회에 나오기 전에는
일을 잘하면 자연스럽게 인정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성과를 내고, 결과를 만들고,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해내면
그만큼 평가도 따라올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묵묵히 일하는 쪽을 선택했다.
말보다는 결과로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더 정직한 방식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 일을 잘하는 사람과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이
항상 같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능력과 평가는 완전히 같은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
-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 문제가 생기면 조용히 해결하고
- 필요하면 자기 시간을 갈아 넣어서라도 결과를 만든다
이들은 일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움직인다.
“이게 잘 됐는지”,
“문제는 없는지”,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되는지”를 계속 점검한다.
그래서 주변에서 보면
늘 바쁘고,
항상 무언가를 처리하고 있고,
조용히 성과를 쌓아간다.
문제는
이 과정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은 잘 굴러가는데,
그 과정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특히 조직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관심을 끌지 못한다.
문제가 없다는 건
그냥 당연한 상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말 잘하는 사람은 ‘보이는 일’을 만든다
반면 말 잘하는 사람들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자주 공유하고
- 과정에서의 고민을 언어로 정리하고
- 자신의 기여도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이들은 꼭 일을 못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일을 설명하는 데 능숙한 사람들이다.
회의 자리에서
상황을 정리하고,
자기 생각을 명확히 말하고,
“이건 내가 이렇게 기여했다”고 정리한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일을 잘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실제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평가가 어느 정도 형성된다.
이 지점에서
능력과 평가의 간극이 생긴다.
일의 완성도는 비슷하거나
어쩌면 더 낮을 수도 있는데,
말을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가
평가를 앞서가 버리는 것이다.
평가는 능력보다 ‘인지된 능력’에 가깝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조직에서의 평가는
실제 능력 그 자체라기보다
‘인지된 능력’에 가깝다.
상사가 알고 있는 정보,
동료가 체감하는 기여도,
회의와 보고에서 만들어진 이미지.
이 모든 게 합쳐져 평가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아무리 일을 잘해도
그 사실이 전달되지 않으면
없는 것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반대로
일의 일부만 기여했어도
그 과정을 잘 설명하면
핵심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현실을 처음 받아들일 때는
꽤 씁쓸하다.
“결국 말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더 냉정하게 보면
이건 불공정이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조직은 모든 일을
일일이 들여다볼 수 없고,
그래서 보이는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일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
내 태도도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말로 포장하는 건 별로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일을 잘하는 것과
일을 잘 전달하는 것은
둘 다 필요한 능력이다.
말을 잘한다는 건
과장을 한다는 뜻이 아니다.
-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 왜 이 방식이 필요한지
-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이걸 정리해서 공유하는 능력이다.
묵묵히만 일하면
스스로를 너무 불리한 위치에 두게 된다.
능력을 숨기려는 의도가 없어도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된다.
그렇다고 말만 잘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다.
말만 잘하고 결과가 없는 사람은
언젠가는 한계를 드러낸다.
초반에는 인상을 만들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실제 성과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게 드러난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건
둘 중 하나가 아니라
균형이다.
- 일의 기본기를 갖추고
- 그걸 최소한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
이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비로소 평가와 능력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이 현실을 알게 되면 덜 상처받는다
예전에 나는
“왜 저 사람은 저렇게 인정받지?”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곧바로 나를 깎아내리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본다.
저 사람은 말하는 능력이 뛰어난 거고,
나는 일하는 능력이 강한 걸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부족한 영역을
조금 보완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니
괜히 자존감이 깎이지도 않고,
현실을 좀 더 전략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일을 잘하는 사람과
말 잘하는 사람은 다를 수 있다.
그리고 능력과 평가는
항상 정비례하지 않는다.
이 사실은
우리의 가치를 깎아내리기 위한 게 아니라,
현실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에 가깝다.
이 구조를 알게 되면
괜히 혼자 상처받지 않아도 되고,
필요한 방향으로
조금씩 태도를 조정할 수 있다.
능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다만, 보이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